누군가를 마음에 담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하지만 그 마음에 담긴 존재가 마음 깊이 녹아드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 일이다.
특히, 삶 속에서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경험이 많다면 더더욱 어렵다.
사람을 마음에 담는 건 어느 날 문득 시작된다.
사람의 친절과 호의가 계속되다 보면, 그것이 친구로서의 모습이든 이성적인 감정이든,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 사람이 친구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간에 사람 간의 정이라는 것은 때로 무서울 만큼 강렬하다.
신뢰가 쌓이고 시간이 흐르면, 그 사람은 나의 일부가 된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사람이 배신하거나 떠나게 된다면 내 안의 한 조각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게 된다.
나이가 들고 사람에 대한 경험이 많아질 수 록 누군가를 내 마음 깊이 담아 녹아들게 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당신은 어떤가?
나는 지금 한 사람을 마음에 담았다.
다시는 누구도 마음 깊이 녹아들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어딜 가든 두 손으로 나를 찾고,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마음이 자꾸만 나를 무너뜨렸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아주 천천히 그에게 녹아들고 있었다.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눈빛과 행동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그는 외로워서도 아니었고, 내게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투명한 그의 마음이 거울처럼 내게 비추었고, 그 투명한 표현이 내 마음에 녹아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 준 만큼 소중히 아껴주고 싶은 친구도 생겼다.
어릴 때는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었지만, 지금은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고
말과 행동이 한결같은 친구 한두 명만 곁에 있어도 그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한 일이라 느낀다.
당신의 마음은 어떠한가?
조건 없이 사랑하고 있는가.
투명한 마음으로 우정을 마주하고 있는가?
어쩌면 이 모든 질문은 다가올 시간을 걸어갈
나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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