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독서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죽음' 2부 (2부 리뷰에는 조금의 스포가 있을 수 있음)
느낀 점 한 줄 요약: '죽음'이라는 사후세계의 호기심으로 시작해 '문학'에 대한 이해와 작가의 책임,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눈을 뜨니 오후였다. 전 날에 한번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상상력 덕분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아침 8시가 넘어서야 잠이 든 게 화근이었다. 주말을 이렇게 통째로 날려버렸다고 생각했지만 계획이 없는 날 눈 딱 감고 읽고 싶은 책이나 후딱 읽어버리자 하는 마음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 2부를 꺼내 들었다. 하루 또는 이틀정도는 걸릴 줄 알았던 2부는 생각보다 몰입도가 굉장해서 321페이지까지 숨도 쉬지 않고 읽어내려갔다. 에너지를 대충 채워주는 음식을 입을로 가져다넣고 씹는 순간까지 쉬지않고 단숨에 읽어 내려가 약 두 시간 만에 한 권을 다 읽었다. 솔직히 놀라웠지만 그만큼 작가 베르나르의 책들은 나에게 흥미를 크게 가져다 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 베르나르의 소설들은 단 한 가지의 깨달음만 가져다 주지를 않는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여러 가지 깨달음을 곱씹게 해 주었고 주인공 가브리엘에게서 비치는 베르나르 작가 본인의 모습 덕분에 좀 더 작가와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사후세계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그다음은 문학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험한 것들로 글을 쓰는 작가들' '상상력으로 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나누어 대립하게 했고, 그 와중에 주인공은 자신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내용으로 1부가 시작되었었다. 2부에서도 그 내용이 이어졌는데 이후에는 결국 베르나르 나름의 '문학에 대한 이해'에 대한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만약 문학에 대한 이해로만 끝났다면 이 책의 제목이 '죽음' 즉 사후세계를 연관시키는 제목이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우리가 삶과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상상으로 잘 표현했고 삶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작가는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다. 소설 내용 중 뤼시 필리피니는 잠에서 깨어나 벽에 붙어 있는 문구에서 이런 말을 읽어냈다.
'영혼이 머무르고 싶게 만들려면 육체를 잘 보살펴야 한다.' -'베르나르 죽음' 뤼시 필리피니-
그녀의 말처럼 이 책의 내용에는 영혼들이 존재한다. 영혼과 육체를 따로 구분했고, 영혼이 담겨있는 살아있는 사람들과 육체를 떠나 죽었지만 영혼을 살아있는 그들이 서로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또 중간중간 언급 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에드몽 웰즈-'는 우리가 모르던 역사적인 것과 지식들을 담고 있는데 꽤 흥미로운 내용들이다. 조금은 지루해질 수 있는 이론적인 내용들이지만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 백과사전'을 빼놓지 않고 읽길 바란다.
소설에 언급되었던 궁금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수거할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는데, ai로 만들어질 소설에 대한 견해, '경험으로만 만들어진 책'과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책'에 대한 문학적 대립,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소설이 미래에 초례할 나비효과, 삶을 살아가는 자세 등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만약 사후세계에 호기심이 있거나 소설가가 꿈이라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하며, 마지막으로 1부와 2부에서 영매사인 뤼시 필리피니가 아침마다 올리는 기도에 대해 나누고 책 리뷰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이에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 '베르나르 죽음' 영매사 뤼시 필리피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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